라면은 자취생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생존 음식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조리도 간편하며, 무엇보다 배고플 때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한 끼 식사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매번 똑같은 조리법, 같은 맛의 라면만 반복해서 먹다 보면 금세 질리게 마련이다. 입맛도 떨어지고, 라면 자체에 대한 흥미도 줄어든다.
그래서 오늘은 아주 간단한 재료 몇 가지만 추가해도 전혀 다른 맛으로 변신할 수 있는 라면 업그레이드 방법 세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별다른 요리 기술 없이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재료는 자취방 냉장고나 근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면 라면을 먹는 즐거움이 다시 살아날지도 모른다. 더 이상 ‘그냥 끓여 먹는’ 라면이 아닌, ‘기대되는 요리’로 업그레이드된 라면을 즐겨보자.
김치치즈라면
신김치와 치즈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대표적인 조합이다. 특히 김치의 새콤한 맛과 치즈의 고소한 풍미가 만나면 깊고 진한 국물 맛을 만들어낸다. 이 조합은 특히 매운 라면과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먼저 냄비에 물을 붓고 김치를 적당량 넣어 미리 끓여준다. 김치는 라면 스프보다 먼저 넣어야 감칠맛이 국물에 잘 우러난다. 김치가 푹 익으면 라면과 분말 스프를 넣고 평소대로 끓인다. 마지막으로 불을 끄기 직전에 슬라이스 치즈 한 장을 올리고 뚜껑을 덮어 30초 정도 뜸을 들인다. 치즈가 녹으며 국물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면 완성이다.
여기에 대파를 송송 썰어 올리면 비주얼도 좋아지고 향도 더욱 풍성해진다. 묵은 김치가 있다면 더욱 좋고, 치즈는 체다나 모짜렐라 모두 잘 어울린다. 일반 라면이 이렇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다.
계란달걀탕면
라면에 계란을 넣는 건 흔한 일이지만, 단순히 면 위에 계란 하나 풀어 넣는 것과 국물 자체를 달걀탕처럼 만들어내는 건 완전히 다르다. 이 업그레이드 방식은 부드럽고 따뜻한 국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먼저 라면 스프를 넣지 않은 물에 달걀을 하나 풀어 넣고 잘 저어준다. 여기에 간장, 소금 약간으로 간을 맞춰 기본 국물 베이스를 만든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라면 면발을 넣고 중불에서 익힌다. 어느 정도 면이 익으면 마지막에 라면 스프를 아주 조금만 넣거나, 아예 넣지 않아도 좋다.
이 방법의 핵심은 국물을 맵고 짜게 만드는 게 아니라, 달걀국처럼 부드럽고 순한 맛을 강조하는 데 있다. 만약 자취방에 부추나 대파가 있다면 조금 썰어 넣어도 좋고, 김가루를 올리면 풍미가 배가된다. 해장용으로도 좋고, 속이 불편할 때 자극 없이 먹기에도 딱이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고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이 방식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라볶이 스타일 볶음라면
국물이 있는 라면이 지겨울 때는 국물을 아예 없애고 볶음 스타일로 즐겨보자. 라볶이 스타일로 만든 볶음라면은 분식집 부럽지 않은 맛을 낸다. 매콤하고 달짝지근한 양념이 면에 잘 스며들어 중독성 있는 맛을 만들어낸다.
먼저 라면을 평소처럼 끓이되, 면이 다 익기 직전에 물을 대부분 따라낸다. 약간의 물만 남겨두고 라면 스프 대신 고추장, 설탕, 간장, 케첩 등을 넣어 볶음 양념을 만든다. 비율은 입맛에 따라 조절하면 되지만, 대략 고추장 한 큰술, 설탕 반 큰술, 간장 약간, 케첩 한 스푼 정도면 기본적인 맛이 완성된다.
이제 남은 면과 약간의 물에 양념을 넣고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준다. 면에 양념이 잘 배면 그 위에 어묵, 양파, 대파 등을 추가로 넣어도 좋다. 심지어 떡이나 삶은 계란까지 넣으면 진짜 라볶이 같은 풍성한 한 그릇이 된다.
이 방법은 특별한 날 친구와 함께 먹기에도 좋고, 혼자 있을 때 간단히 분식집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도 딱이다. 무엇보다 국물이 없어서 치우기도 훨씬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요리는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라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다. 중요한 건 똑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조합하느냐,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점이다.
오늘 소개한 김치치즈라면, 계란달걀탕면, 라볶이 스타일 볶음라면은 모두 자취생이라면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초간단 레시피이면서도 맛과 만족감은 몇 배로 높여주는 꿀조합이다. 별다른 장비나 고급 재료가 없어도 라면 하나로 이렇게 다양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요리에 대한 흥미도 자연스럽게 생긴다.
이제는 질리지 않는 라면 생활을 시작해보자.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와 창의력을 곁들이면, 오늘 저녁도 절대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